주짓수

주짓수 화이트벨트 1 그랄 이야기

장마가끝났다 2023. 7. 13. 21:29

주짓수 화이트벨트 1그랄
주짓수 화이트 벨트 1 그랄

- 주짓수 화이트 벨트 1 그랄.

 주짓수에 관심을 갖게 된 건 2년 전에 친한 친구가 주짓수를 시작하면서부터였다. 그 친구는 그동안 열심히 수련한 결과 블루벨트로 승급하였고,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나도 주짓수에 입문하게 되었다. 주짓수를 시작하게 되면 화이트벨트 등급으로 시작하게 된다.

 

 처음에는 흰색 띠의 한쪽 끝의 검은 부분 바에 등급이 없다. 차차 수련해 나가면서 그랄이라고 하는 화이트벨트 내에서의 승급을 하게 된다. ( ※ 한국에서 흔히 말하는 그랄은 올바른 표현이 아니라고 한다. 포르투갈어로 "grau"가 옳은 표현이라고 한다. 뜻은 급, 등급, 정도 등의 뜻이 있다. 나 또한 한국에서 통용되는 그랄이라고 표현하겠다. 나중에는 "그라우"라고 정확하게 말하는 시기가 올지도 모르겠다.)

 

 화이트벨트에서 유색벨트라 일컫는 블루벨트로 승급하기 위해서는 '4 그랄' 승급을 먼저 해야 한다. 평범한 생활체육인의 경우 블루벨트까지 2년 정도 소요된다. 승급은 전적으로 지도자의 결정에 따른 것이며, 수련하는 자의 실력과 인성, 성실함 등등 여러 요소를 판단하여 승급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나는 이번 7월, 입문 5개월 만에 화이트벨트 1 그랄 승급을 하게 되었다. 승급하기까지 많은 가르침을 주신 관장님과 사범님 그리고 같은 체육관 동료들에게 감사함을 많이 느끼게 되는 순간이었다. 

 

- 화이트벨트 1 그랄까지의 여정.

 입문하고 첫 한 달은 주 5일 2시간씩 꾸준히 수업에 참여하였다. 처음에는 기 주짓수(도복을 '기'라고 한다. 기 주짓수 = 도복을 입고 하는 주짓수)만 수련했다. 아직도 첫 수업의 기억이 생생하다. 첫 수업은 델라히바 가드에서의 스윕과 암바로 이어지는 서브미션이었다. 첫날에는 익숙하지 않은 동작 때문에 꽤나 애를 먹었던 기억이 있다.

 

 다른 체육관의 수업을 들어본 적이 없어 잘 모르지만, 우리 체육관의 경우 관장님이 시범을 보여주시고 각자 파트너와 연습을 하게 되는데, 간단한 동작처럼 보여도 양팔과, 양다리 그리고 힘을 쓰는 방향 등등 생각할 부분이 많다. 특히나 주짓수에 대한 이해도가 없는 나에게는 어렵고 복잡한 동작들 뿐이었다. 하지만 하루 이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조금씩 익숙해지기 시작했고 제법 따라 할 수 있는 단계까지 오게 되었다. 그렇게 재미를 느껴가며 하루하루 수련에 최선을 다했다.

 

 처음 스파링 할 때 기억이 난다. 처음에는 온몸에 힘이 잔 뜩 들어가고 기술도 모르니 어떻게든 버티기에 급급했다. 4분이라는 스파링을 끝내고 나면 숨이 차올라서 대화도 힘들 정도였다. 첫 한 달은 스파링을 하면서 탭만 치다가 끝났다. 상대방은 얼마나 재밌었을까? 지금 생각해 보니 나는 아주 좋은 교보재였다. 물론 지금도 별반 다르지 않다. 하루에 열 번 탭 치던 게 다섯 번으로 줄었을 뿐. 간혹, 상급자의 배려나 방심으로 인해 얻어내는 서브미션 승리가 있긴 하지만 정말 말 그대로 '가뭄에 콩 나듯' 벌어지는 일이다.

 

 어찌어찌 두어 달을 버티고 3개월 차에 들어서면서 체육관에 적응도 하고 주짓수를 하기 위한 최소한의 기본자세는 만들어지는 듯했다. 수업에 대한 이해도도 좋아지고 무엇보다 스파링을 하는 데 있어서 예전처럼 힘이 들지 않았다. 무리하게 힘을 쓰지 않는 법을 알게 되었고, 기초 체력도 향상되어서 연속으로 스파링을 할 수 있게 되었다.

 

 3개월 차에 접어들면서 수련 빈도를 조금 줄이게 되었다. 체력이 좋아졌다고는 하나 2개월간 무리한 탓인지 몸의 피로도가 많이 누적되어 있다는 것을 느꼈다. 지금은 주 3회를 목표로 수련하고 있다. 주짓수는 평생 하는 것이라고 하니 무리하지 않고 잘 조절해 가면서 해야 한다. 3개월 차부터 현재 까지는 시간이 되는대로 체육관에 나가 운동을 하고 있다. 

 

- 주짓수를 시작하려는 모든 분들에게...

 입문한 지 얼마 안 된 내가 다른 사람들에게 주짓수에 대해 이야기한다는 게 이상하지만 짧은 기간이나마 주짓수를 경험한 내 생각을 말하고 싶다. 주짓수라는 운동은 어디까지나 자신의 몸을 지키고 나아가 상대방을 제압하는 것이 가장 기본이라고 생각한다. 운동의 특성상 몸과 몸이 부딪치고 의도하지 않더라도 크고 작은 부상은 생길 수 있다.

 

 주위 사람들에게도 주짓수를 권하지만 대부분 '부상'의 걱정 때문에 쉽사리 체육관에 발을 들이지 못하는 듯하다. 하지만 무리하게 욕심내어 위험한 동작을 하지 않고 지도자에게 배운 대로 잘 수련한다면 크게 걱정할 부분은 아니다. 대부분의 부상은 본인의 신체적 능력을 벗어나는 범위의 동작이나 기술을 무리하게 시도하다가 발생한다. 욕심내지 않고 조금씩 꾸준하게 수련하다 보면 큰 부상 없이 즐거운 주짓수 라이프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주짓수를 하면서 느낀 아쉬운 점은 나의 친구가 2년 전에 주짓수를 권했을 때, 바로 그때 시작했더라면 하는 후회뿐이다. 여러분들도 주짓수에 관심이 있다면 지금 당장 가까운 체육관에 가서 '시작' 해보길 바란다. 그 후의 일은 자연스럽게 흘러갈 것이다.